우리금융그룹이 다음달 초 자회사 최고경영자(CEO)를 뽑는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연다. 자회사 14곳 중 9곳의 CEO 임기가 끝난 상황이어서 대폭 ‘물갈이’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. 3월 24일 주주총회를 거쳐 취임할 예정인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의 첫 번째 인사여서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.
임 내정자는 이번주 자회사 CEO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기 시작했다. 지난 15일 이원덕 우리은행장을 시작으로 14개 자회사 CEO가 다음주 초까지 차례로 보고할 예정이다. 이 중 CEO 임기가 끝난 자회사는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종합금융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펀드서비스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우리금융경영연구소다. 김영진 우리자산신탁 대표는 국제자산운용 CEO로 선임돼 자리를 옮겼다.
우리금융 안팎의 관심은 이 행장의 거취에 집중되고 있다. 작년 3월 취임한 그의 임기는 오는 12월 말까지다. 임기가 10개월가량 남았지만 교체론과 유지론이 엇갈린다. 교체 가능성을 제기하는 쪽에선 “이 행장은 우리금융 회장 인선 과정에서 임 내정자와 경쟁한 인사”라며 “임 내정자가 조직 쇄신에 나서기 위해 교체할 수 있다”고 전망한다.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이 행장을 계속 기용하고 조직 안정성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.
핵심 자회사인 우리은행에서도 대폭 인사가 예고됐다. 우리은행 경영진은 행장과 집행부행장 8명, 집행부행장보 11명 등으로 꾸려져 있다. 이 중 황규목 이석태 조병규 김정록 박완식 강신국 집행부행장과 이문석 정연기 김응철 집행부행장보 등 9명의 임기가 종료됐다. 금융권 관계자는 “은행장이 교체되면 대규모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다”고 했다.
임 내정자로선 인선 과정에서 한일·상업 출신의 파벌 갈등도 고려해야 할 요소로 지목된다. 우리은행은 1999년 상업·한일은행이 합병해 출범했다. 이후 2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은행장 인선을 포함한 주요 인사 때마다 출신 은행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.
금융권 관계자는 “합리적인 임 내정자 성향을 고려할 때 기계적으로 한일과 상업 출신 임원의 숫자를 맞추기보다는 능력과 성과 위주의 인사를 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”고 했다.
박상용 기자 yourpencil@hankyung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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